[커뮤니티 스토리] #01 오픈의 가치를 추구하는 우연한 혁명가들의 집단, 가짜연구소

김찬란
Written by 김찬란 on
[커뮤니티 스토리] #01 오픈의 가치를 추구하는 우연한 혁명가들의 집단, 가짜연구소

안녕하세요, 가짜연구소 빌더 김찬란입니다.

가짜연구소는 머신러닝 연구를 중심으로 모인 비영리 커뮤니티입니다.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성장 공동체입니다. 이러한 유사한 커뮤니티, 공동체는 많이 있습니다. 그 안에서도 가짜연구소는 어떠한 공동체일까, 이 사회에서 역할은 무엇인가 고민되기 시작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록, 불분명했던 색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색의 스펙트럼 안에서도 강렬하게 빛을 내고 있는 키워드로 우리 커뮤니티의 정체성을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가짜연구소의 정체성을 찾고, 그 가치를 널리 전파하는 커뮤니티 스토리, 이제 시작해봅니다!

※ 가짜연구소는 저의 부족한 몇 마디의 글로 규정될 수 있는 커뮤니티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가치를 만들어내고, 누리며, 즐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복잡함 속에서 가지를 쳐내고자 이러한 글을 쓰는 것은 아니며, 이 글을 통해서 공동체가 딱딱하게 굳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언제든 변화할 수 있는 말랑말랑한 조직이며, 그 구성원이 이루어가는 대로 형성됩니다.


Contents




1. 오픈, 그 혁명의 역사

매우 기초적인 단어로 가짜연구소를 표현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오픈, 가짜, 커뮤니티
커뮤니티 스토리의 첫 번째 글은 오픈에 대해서 다뤄보고자 합니다.

“인간은 자유롭게 태어났으나 모든 곳에서 사슬에 묶여있다.” 장 자크 루소는 1762년에 발표한 사회계약론_The Social Contract_ 에서 이렇게 탄식했다. (중략) 만약 루소가 200년 후에 태어났다면 아마도 소프트웨어 세계에서 비슷한 상황을 목격하고 이렇게 말했을지 모르겠다. “코드는 자유롭게 태어났으나 모든 곳에서 사슬에 묶여 있다.” 1980년대 초가 되자 프로그래머들 대부분은 코드를 공유하지 않기 시작했다. (중략) 상업적 이해관계가 스며들면서 컴퓨팅 세계는 변하기 시작했다. (중략) 1990년대가 끝나갈 무렵 그 혁명은 성공을 거뒀다. 많은 곳에서 코드는 다시 자유를 얻었다. - 프리-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혁명의 역사 중에서

우리는 이미 혁명 후의 세대입니다. 프랑스의 혁명과 위에서 언급한 소프트웨어의 자유를 회복하기 위한 혁명 모두에서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자유를 누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만약 이러한 혁명이 없었더라면,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 컴퓨터를 사용하는 방식, 코딩을 하는 방식은 크게 달라졌을 것입니다. 머신러닝 분야에서도 오픈소스가 없다고 상상해보세요. 서로 코드를 숨겨놓고 경쟁만했다면, 이 머신러닝 분야의 성장은 매우 더뎠을 겁니다. 일할 기회도 적고, 그저 소수만 향유하는 기술이 되었겠죠. 우리가 일하는 방식도 다른 사람들과 구별된 일을 하는 게 아니라, 모두 동일한 일을 서로 감추며 하고 있었을 겁니다. 인간의 지적 한계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창의적인 시도들을 하지 못하고, 경계가 어디인지도 모른채, 서로 보지 못하는 바운더리를 치기만 하고 있는 꼴이겠죠. 인간의 지적 한계를 넘기는 커녕, 경쟁자들이 만든 수 많은 바운더리로 인해 어딘지도 가늠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혁명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회사들을 상대로 “전쟁”에 가까운 일을 벌였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그 당시에 오픈소스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상업적인 인센티브가 개발의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죠. 지금도 그렇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매우 거대하고 강력한 기업이었기 때문에, 상대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에 걸쳐 이러한 혁명은 이뤄내었고, 심지어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제 오픈소스 친화적인 기업으로 바뀌었습니다. 지금의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떤가요? “인센티브”로 너무 해결하려고 하지는 않은가요? 어쩌면, 마이크로소프트가 과거에 겪었던 시행착오를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자본주의가 잘못되었다거나, 경쟁 시스템이 장점이 없다던가, 인센티브가 의미가 없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그것만 있어선 안되겠죠!

한국에서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통합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오픈소스SW를 개발, 공유, 활용하기를 원하는 개발자, 기업, 정부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수요(기업, 공공기관) 및 공급(개발자, 기업)의 선순환 구조를 이루어, 오픈소스SW 활성화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2. 가짜연구소와 오픈

가짜연구소는 “머신러닝” 분야에서 이러한 “오픈”의 가치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데이터사이언스/머신러닝 분야에서 성장, 연구개발, 공유, 활용하기를 원하는 시니어, 주니어, 취준생, 비전공자, 고등학생 등을 지원하고, 선순환의 동기부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며, 행사들을 통해 네트워킹의 기회도 만드는 역할을 비영리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더욱 건강한 머신러닝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더 적극적으로 대한민국 머신러닝 “오픈” 소프트웨어의 역사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는 이러한 “오픈”의 가치에는 낯부끄러운 말이지만, “사랑”이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남을 짖밟고 올라가겠다는 것이나, 혼자 독식하는 세상을 원하는 것이 하니라- 함께 성장하는 것, 다른 사람들이 나와 같은 수준, 심지어 나보다 높은 수준에 오를 수 있도록 돕는 것, 한 번도 본적 없는 사람들을 위해 공유하는 것, “사랑”이 없이 가능한 일일까요?

가짜연구소의 스터디, 크루, 펠로우쉽, 이벤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은 금전적인 목적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받은 만큼 일한다”나, “떼우기식 일처리”가 만연한 것이 아니라, 앞서 설명한 사랑, 선한 의지로 기획하며 진행하고 있습니다.빌더들은 희생적으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이끌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사용하여 함께 성장하기를 힘쓰고 있습니다. 이러한 선한 마음, 선한 의지에는 분명히 사랑이 잠재되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가짜연구소에서 공유되는 것은 서로를 위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것, 마치 선물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여러분들은 가짜연구소를 통해 어떠한 선물을 받으셨나요? 아직 받지 못하셨다면, 어떠한 선물을 받고 싶으신가요? 이미 받으셨다면, 어떠한 선물을 공유하고 싶으신가요?

이러한 선한 의지는 결국 인공지능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Human-centered AI라는 용어가 몇년 전부터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시스템의 설계, 데이터 수집, 모델 학습, 운영 및 사용은 사람이 합니다. 결국, 사람이 어떠한 목적을 갖고 어떠한 방법으로 했는지에 따라 그 인공지능은 선할 수 있고, 악할 수도 있습니다. “악”하다는 것을 정의하기는 참 어렵지만, 쉽게는 인간에게 해가 되는 방향이 되는 것으로도 생각할 수 있겠죠. 가장 대표적인 예가 편향입니다. 편향된 데이터가 편향된 인공지능을 만들고, 그러한 것이 서비스되면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죠. 그러한 편향이 실수에 의한 것이라면 고쳐나가면 되겠지만, 악한 마음을 갖고, 사적 이익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면 어떨까요?

따라서 개인 정보를 존중하며 데이터를 수집해야하고, 인공지능 시스템은 투명하게 운영되고, 공평하게 행동하고, 진정으로 “사람을 위해서” 사용되어야 합니다. 그 근간에는 인간의 선한 의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짜연구소에서는 이러한 선한 의지가 중심이되어 머신러닝 생태계를 더욱 건강히 성장시키고 있습니다.

3. 우연한 혁명가

거창한 단어 혁명과 낯부끄러운 단어 사랑을 통해서 가짜연구소의 오픈, 개방성openness에 대해서 고민해보고 글을 끄적여봤습니다. 오픈소스 혁명도 “Just for fun” 이라는 하나의 단순한 감정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가짜연구소를 시작했던 마음은 각기 다르고, 사소하고 가벼운 것일 수 있지만, 가짜연구소를 통해서 그것보다 훨씬 값진 것을 얻고 나누며 즐기시기를 바라겠습니다!

프리-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리더와 커뮤니티 소속원들이 자신을 혁명가라고 자주 묘사했고 그들의 활동을 설명하거나 정당화할 때 혁명이라는 수사어를 사용했다 (중략) 트발즈와 레이먼드는 자신들을 묘사할 때 “우연한 혁명가”라고 지칭했다. - 프리-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혁명의 역사 중에서

우리는 운영진을 “빌더”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가짜연구소의 빌더들은 커뮤니티 리더로서 사람과 사람의 간격을 좁힐 수 있는 소통의 창구가 되는 을 만드는 일, 어떤 목적지를 향한 빠르고 올바른 을 만드는 일, 그리고 단일 세계를 넘어 다중세계(metaverse)로 나아가는 이 시대에서의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가상세계, 메타버스만 생각하면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이 생각납니다! 그 영화에서의 개발자 캐릭터도 참 맘에들지만, Samantha가 Superman(1978)의 명대사를 인용한 게 기억에 남는데요, 그 문장으로 이 글을 마무리해보겠습니다!

“Some read Tolstoy’s war and peace and think it’s a simple adventure story, while others can read the ingredient tables written on gum paper and unlock the secrets of the universe.” - Ready Player One(2018) 중에서

껌 종이와도 같은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가짜연구소 페이지 : https://pseudo-lab.com/

가짜연구소 디스코드: https://discord.gg/jSkpDeAsW5

문의 : pseudolab.operator@gmail.com

reference

  1. Christopher Tozzi, “For Fun and Profit: A History of the Free and Open Source Software Revolution,” The MIT Press, 2017.
  2. Matt Asay, “How open source changed everything — again,” InfoWorld, 2019.
  3. 신성석, “인터페이스 혁명이 온다: AI 시대를 지배하는 경영의 핵심,” 나비의 활주로, 2021.
  4. Brand Smith, “Tools and Weapons: The Promise and the Peril of the Digital Age,” Penguin Press, 2019.
  5. 김남준, “선한 의지는 행복을 누리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고전을 읽읍시다, 2013.
  6. 임마누엘 칸트, “도덕 형이상학을 위한 기초 놓기,” 책세상, 2013.
  7. Immanuel Kant, “Groundwork of the Metaphysics of Morals,” 1785.
  8. Werner Geyer, Justin Weisz, Claudio Santos Pinhanez, and Elizabeth Daly, “What is human-centered AI?,” IBM Research Blog, 2022.
  9. Wang, D., Weisz, J. D., Muller, M., et al. Human-AI collaboration in data science: Exploring data scientists’ perceptions of automated AIProceedings of the ACM on Human-Computer Interaction. 3(CSCW), 1-24. (2019).
  10. Wang, D., Andres, J., Weisz, J., et al. AutoDS: Towards Human-Centered Automation of Data Science. In Proceedings of the 2021 CHI Conference on Human Factors in Computing Systems CHI ‘21: Proceedings of the 2021 CHI Conference on Human Factors in Computing Systems. May 2021 Article No.: 79 Pages 1–12.
김찬란

김찬란

/ 1-8기 / 함께 개발자

SK텔레콤 HP 글로벌 앰버서더 디저트 중독